건담작품중 제일 먼저 봤던게 역습의 샤아라고 한다면,
본인이 만든 건프라중 제일 처음이였던게 아카데미제 캠퍼.
아마도 초등학교3학년때였을까. 어느 여름날 아마도 방학이였다.
수영을 열심히하고 집에 오는길. 언제나 지나가는 그 길에 있는 문방구.
그 때 꽤 사고 싶던 SD코만도건담을, 오늘은 꼭 사고 말리라고 벼르고 있었다.
오늘은 꼭 사고말테야!
....
하지만 운명이란게 그렇듯이,
그 날 따라 그 가게에 있던 코만도 건담은 보이지도 않고, SD사탄건담만이 지팡이를 겨누며 날사라!고 외치고 있었다.
나는 몽키삼총사의 1호기와 영광의 레이서의 한 킷(아마도 제일 F1머신과 비슷한 모습)을 들고서
엄마가 좋은지 아빠가 좋은지 결론이 안나는 초딩같이 10분을 넘게 고민을 하고 있었다.
이 아해가 왜이리 개기냐-하던 눈빛으로 째려보시던 아저씨가 무거운 엉덩이를 들고선 나에게 다가와서
캠퍼를 스윽 내밀더니
"이거랑 그 뱅기랑 같이 3천원에 가져가라"
!!!!
산수가 수학이 되는 시기에 숫자와는 벽을 쌓은 나라도 2초안에 캠퍼와 몽키삼총사1호기의 합계는
3천원을 넘는다는걸, 머리로, 아니 가슴으로 느끼고 있었다.
가방안에서 필통을 꺼내서 그안에 꼬깃꼬깃 접어뒀던 천원짜리 3장을 꺼내서 아저씨에게 넘기고는
혹시나 아저씨가 맘 바뀔까봐 냅다 집으로 달렸다. 미친 개 한테 쫓겼을 때와 비슷한 스피드였던것 같다.
집에 오자말자 캠퍼를 열고선 현관 신발장에서 닛퍼와 망치(망치는 왜...아직도 의문이지만) 그리고 오공본드를 들고선
방안에 꼬옥 박힌채 캠퍼를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아아...
뭔가 머릿속에 뜨거운 여름 햇살과 함께 살짝 곰팡이 내음이 나는 문방구의 비쥬얼이 떠오르는군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캠퍼는 다 만들기나 했는지, 그리구 만든 녀석을 어쨌는지...
요즘같이 프라탑만 쌓고 있는 저는 어릴때의 그 두근거림은 다 잊어버렸나봅니다....
내일 작품 발주 끝나면 집에 와서 HGUC들 봉다리라도 뜯어 봐야겠네요.